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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분석]기획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와이어프레임 본문
기획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와이어프레임의 역할
와이어프레임을 그리는 건 단순히 예쁜 화면을 그리자는 게 아니다. 우리가 만들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고 싶은가" — 그 의도를 시각적으로 설계하는 게 핵심이다.
디자이너들이 다루는 와이어프레임이 '시각적 미감'을 고려한 완성도 높은 스케치라면, 기획자가 먼저 그리는 와이어프레임은 정보 구조와 사용자 흐름에 초점을 둔 ‘기획 초안’이다. 그래서 처음엔 러프하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너무 정교하게 시작하면 손이 느려지고, 이상하게 어그러진다. 빨리 초안을 만들고, 고쳐나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와이어프레임은 단순한 기능 목록이나 구성요소 나열이 아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설계 그 자체다. 단순히 ‘이 화면이 있어야 하니까 그린다’가 아니라, ‘왜 이 타이밍에, 왜 이 위치에, 왜 이 정보가 필요한가’를 끝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이다.
1. 화면의 목적과 목표 행동부터 정의하자
우리는 특정 화면을 그리는 것이다. 그 화면을 왜 만들고 싶은지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 예: 이 화면에서 사용자가 ‘결제를 완료했으면’ 좋겠어. 또는, ‘관심 있는 상품을 더 탐색하게 만들고 싶어.’
모바일 환경은 사용자의 이탈이 너무 쉽다. 손가락 한두 번만 움직여도 떠나버릴 수 있으니까,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끝까지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떤 불편지점이나 이탈지점이 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시: 회원가입이라면?
- 인식: "아, 이거 회원가입하라는 거구나"
- 판단: "아 근데 복잡하면 안 하고 싶어…"
- 행동: "가입이나 해볼까?" → 버튼은 명확해야 하고, 과정은 간결해야 한다.
검색이라면?
- 인식: "내가 원하는 키워드를 쉽게 입력할 수 있나?"
- 판단: "검색 결과가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가?"
- 행동: "이걸 클릭해봐야지" → 탐색 피로도를 줄여줘야 한다.
2. 사용자 사이클에 따른 콘텐츠/정보 구성
화면을 설계하기 전, 사용자 행동 사이클을 먼저 상상해보자. 어떤 목적을 가진 사용자가 어떤 사이클을 통해 행동하는지 떠올리는 게 핵심이다.
예시: 결제 완료 화면을 만든다고 해보자.
- 이전 행동: 장바구니 → 상품 선택 → 결제정보 입력
- 이후 행동: 배송 상태 확인 → 후기 작성 → 재구매
그냥 "결제 완료!" 한 줄 띄우고 끝내는 건 반쪽짜리 설계다. 이렇게 앞뒤 흐름을 봐야 결제 완료 페이지에 ‘비슷한 상품 추천’, ‘예상 배송일 안내’, ‘후기 작성 유도’ 같은 요소들이 들어갈 수 있다. 화면은 낱장으로 떨어뜨려 생각하면 안 된다. 연속성 안에서 봐야 한다.
실제 사용자 여정은 끊기지 않는다. 한 화면에서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게 설계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너무 쉽게 앱을 떠나버린다. 그래서 기획자의 와이어프레임은 단지 화면 구성이 아니라 사용자 여정의 설계다.
3. 레이아웃 설계는 정보의 우선순위로
모바일 화면은 작다. 첫 스크롤 전에 보여줄 정보는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중요한 정보는 ‘위에, 크고, 두드러지게’ 보여줘야 한다.
시선 흐름 고려
- 모바일: 위 → 아래
- PC: 좌 → 우 → 아래 (Z 패턴)
- 리스트 화면: F 패턴 (빠르게 훑는 느낌)
또 하나, 모바일은 손과 눈을 함께 쓴다. CTA 버튼은 오른손 엄지 기준 Thumb Zone 안에 넣고, 입력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전 정보 자동입력, 클릭 최소화, 실수 고려한 에러메시지 — 다 중요하다.
여기서 포인트는, 단순히 ‘배치 예쁘게 하자’가 아니다. 사용자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정보의 흐름과 시선 동선을 따라 배치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4. 다양한 예외 케이스도 반드시 시뮬레이션하자
서비스는 늘 성공적인 흐름만 따라주지 않는다. 다양한 케이스를 미리 고려해서 설계해놔야 한다.
예외 상황 예시
- 정보 없음: 검색결과 없음 / 활동 내역 없음
- 사용자 실수: 이메일 중복, 비밀번호 불일치, 인증시간 초과
- 비정상 케이스: 탈퇴 회원의 리뷰는 어떻게?
- 콘텐츠 양이 비정상: 사진이 너무 많거나 너무 클 경우
- 중단/튕김: 글쓰기 도중 앱이 꺼졌을 때 임시저장 가능?
이런 상황마다 유저가 혼란스럽지 않게 안내해줘야 한다. 중요한 건 "예상 가능성"과 "안심"이다.
예외 케이스 설계를 할 땐, 사용자 입장에서 '내가 당황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할까?'를 계속 자문해봐야 한다. 좋은 서비스는 정상이 아닐 때 진가를 드러낸다.
5. 행동을 설계한다는 관점에서의 와이어프레임
디자인적으로 보기 좋은 화면이 목적이 아니다. 와이어프레임은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설계다.
예시: 구매 화면
- 인식: 이게 어떤 상품인지 알아야 한다 → 상품명, 설명, 브랜드 정보 등
- 판단: 이게 살 만한가? → 가격, 후기, 평점, 적립포인트 등
- 행동: 사야겠다! → 구매/장바구니 버튼
모든 화면은 인식→판단→행동이라는 흐름으로 정보를 배치해야 한다. 와이어프레임은 이 흐름 속에서 정보를 조직하고 구조화하는 도구다.
즉, 기획자가 그리는 와이어프레임은 '행동 흐름도'에 가깝다. 그 안에는 사용자 경험을 유도하는 스토리텔링과 동선 설계가 녹아 있어야 한다.
6. 기획자의 와이어프레임은 전략이자 설계이다
디자이너는 예쁘고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지만, 그 기반이 되는 '왜 이 기능이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가'는 기획자의 몫이다.
기획자는 사용자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행동을 할지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와이어프레임은 단순히 기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목적과 방향성, 사용자 흐름과 행동을 정교하게 '설득'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기획의 와이어프레임은 '기능'이 아니라 '의도'의 지도여야 한다. 목적 없이 화면을 만들면 UX도 UI도 흐릿해진다. 기능 하나하나의 존재 이유가 납득되어야 사용자가 ‘의도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화면을 만드는 건 정보 전달을 넘어서, 설득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러니 와이어프레임은 곧 '전략의 시각화'인 셈이다. 빠르게 그려보고, 고치고, 사용자 입장에서 다시 보고… 이 반복이 결국 제대로 된 서비스의 뼈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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